(비시즌이기도 하고, 우리의 취향 탓도 있겠지만 썩 눈에 띄는 공연이나 전시가 많지가 않아서, 늦가을 공연이지만 지금 티켓이 일찌감치 오픈되어 있는 것들을 포함시켰다.)

I. 올해의 핵심 공연/전시(Highlights)

 

                      ( ― )

 

II. 그외 볼만한 주요 공연/전시

 

● 콘서트오페라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모차르트의 가장 고귀한 음악은 오페라에 다 들어 있다. 이를테면- 야콥스가 작년에 가져왔던- "코지 판 투테" 같은 작품이 혹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너무 뻔한 스토리에 너무너무 고급스러운 음악이 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한국에서 제일 음향이 좋은 홀에서 진행하는 이 기획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지휘는 르네 야콥스(René Jacobs), 악단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reiburg Baroque Orchetra), 캐스팅은 (일단은) 피가로 역에 바리톤 로버트 글리도우(Robert Gleadow), 수잔나에 소프라노 임선혜, 알마비바 백작에 바리톤 아르투 카타야(Arttu Kataja), 백작부인에 소프라노 소피 카르트호이저(Sophie Karthäuser), 케루비노에 메조소프라노 올리비아 버뮬렌(Olivia Vermeulen).

- 7.6(금) 저녁 7시30분/7(토) 저녁 5시, 롯데콘서트홀, 15/11/7/4만원

 

● 예브게니 키신(Evgeny Kissin) 피아노 리사이틀; '5시간'도 아니고 '5분' 안에 티켓이 다 매진되는 공연은 무슨 추천을 하는 의미가 없다. 그래도 없었던 것으로 칠 수는 없으니까 기록으로 남긴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Op. 106)/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Op. 23 No. 1~7번, Op. 32 No. 10~12번.

- 10.28(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8/14/10/6만원

 

●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 & 안토니오 파파노(Santa Cecilia Orchestra & Antonio Papano); 음악감독 파파노가 '첫 내한'이라는 것은 약간 의외인데, 그러고 보니 본 기억이 없다. 첫날 협연자 트리포노프(Daniil Trifonov)는 우리가 들어본 '90후' 세대 피아니스트들 중에는 가장 기량이 뛰어난 연주자. 프로그램은 림스키-코르사코프 오페라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즈의 전설" 모음곡/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이것도 프로그램은 둘째날(16일)이 더 좋은데 표가 이미 매진이다.).

- 11.15(목)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8/23/18/12/6만원

 

● 한국서예사특별전 34 <명재 윤증>;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간만에 하는 본격 서예 전시. 서예의 경우엔 '전시의 질'을 운운하는 것도 서울에선 이젠 '사치'에 속한다- 그냥 무조건 가서 보던지, 아니면 포기하고 완전히 버리던지, 둘 중 하나 뿐이다. 우리가 보기엔 이 '박물관'- 혹은 더 정확히는 '전시장'-은 이미 유언장 다 써놓고 공증까지 마친 상태고, 국립중앙박물관을 위시해서 주요 공사립 박물관/미술관들도 일하는 것을 보면 다들 서예는 그냥 '안락사'시키기로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참으로 조상들 얼굴 보기가 부끄럽다.

~5.13(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성인 5천원
Posted by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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