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2016년 2차 회화실 교체전시
(철 지난 리뷰-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올린다.)
I. 풍속화실
(이 방은 볼만한 그림은 다 예전에 커버했다는 기억.)
II. 인물화실
● 정경순초상(전 한종유); 의복이나 구레나룻부터 이어지는 수염까지의 터럭 묘사나 다 괜찮은데 얼굴 쪽이 약간 딱딱한 느낌- 뭔가 완급조절이나 묘사가 덜 섬세한지 모른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A급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초상화일 것이고, 강세황/조윤형의 찬문을 받아 놓았는데 두 사람 다 글씨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갖출 건 다 갖춘 작품.
III. 산수화실
(이 방은 볼만한 그림은 다 예전에 커버했다는 기억.)
IV. 화훼영모사군자실
● 유하묘도(전 조지운) vs. 묘작도(전 이불해); 앞의 것은 고양이 묘사가 나름 상세하지만 까치나 버드나무는 모두 도식적. 고양이도 귓바퀴라든지 보면 면밀한 관찰에 의한 그림은 아니다. 조지운의 전칭작인데 17c까지 연대가 올라갈지는 약간 의문. 뒤의 것은 전 이불해로 되어 있고 고양이는 보다 알고 그린 솜씨- 전반적으로 바위/나무 표현도 더 잘 되었는데 까치 3마리가 각도만 다르지 다 똑같아서 아마도 초일류 명수의 솜씨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 맹견도(작자미상); ‘서양화법 수용의 예’로 미술 교과서에서 보던 그림. 필력도 좋고 한국 고전회화들 사이에 걸려 있으면 참신하게 보이는 맛도 있어서 더 자주 걸어도 괜찮을 것이다.
V. 궁중기록화, 민화실
● 기축진찬도(작자미상); 1829년작이고 이 시기에 모범적인 작품. 나무 그린 솜씨를 보면 산수화를 잘 그렸을 실력은 아닌데 장르가 장르인 만큼 배경으로는 무난하고 전각이나 잔치 장면은 깔끔하게 처리가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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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한 기증 '수월관음도' 공개 전시(불교회화실); 이것은 보존처리 들어가기 전에 수증 기념으로 약 4주간 상설관 불교회화실에서 진행했던 것. 그림은 화면이 가로가 좀 좁은데 광배를 타원형으로 화면비율에 딱 맞춘 조형감각이 일류. 또 옆에 벽에 묵선을 찍은 적외선 사진을 크게 확대해놓은 것이 걸려 있어 좌하단에 선재동자의 얼굴묘사는 비교적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이게 고려불화로는 ‘하’급이라도- 필력이 극강이어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색 쓰는 것 뿐 아니라 '드로잉' 실력 자체가 고려 화가들이 조선 화가들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려불화들 중에서는 크기도 작고 보존상태도 상당히 안 좋지만 여튼 '고려불화 한 점 없는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불명예에- 예전에도 기억에 뭐가 있긴 있다고 하긴 했었지만- 면피는 하게 된 셈.